‘엄한 것’과 ‘억압하는 것’은 달라요
상태바
‘엄한 것’과 ‘억압하는 것’은 달라요
  • 김미영
  • 승인 2016.06.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Q.의견 없이 친구 따라 행동하는 아들이 걱정돼요
아들이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만 해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말도 못 하고 친구가 시키는 대로 해요.
공부 못하는 것보다 친구 사이에 기를 못 펴는 것 같아 더 속상해요.
자식이 하나밖에 없어서 버릇없다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엄하게 키웠더니 기를 죽인 것 같아요.
(초6 아들 둔 학부모)

A.자녀의 선택에 칭찬으로 자신감을 키워주세요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자녀는 키우기는 수월할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어서 자기 주도적으로 자기 인생을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자신을 부모와 같이 코칭해줄 사람이 계속 필요하게 되겠지요.
부모 입장에서는 순응적이고 모범점인 아이를 키우기는 편하지만, 결혼해서 며느리를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고학년으로 성장했는데 자신의 생각을 친구들 앞에서 말하기를 어려워하고 따라가기만 한다니 정말 많이 속상하겠네요.
자녀의 그런 행동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찾기는 어렵지만, 어린 시절 조금만 잘못해도 크게 혼나거나 하고 싶은 일을 늘 제지당한 아이들은 자기주장을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합니다.
주장을 하면 늘 혼만 나니 의견이 생겨도 이내 포기해 버리고 자신의 생각보다 시키는 데로 행동을 하게 되지요.
차츰 부모 말을 잘 듣는 착한 자녀인 것처럼, 친구말도 잘 듣는 아이가 됩니다.

칭찬보다 벌이나 꾸중을 듣는 횟수가 많을수록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친구와 놀 때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친구가 기분 나쁘게 해도 그저 친구가 하자는 대로만 할 수 있습니다.
늘 친구에게 끌려 다녀야 하니 친구와 노는 것이 재미없습니다.
처음에는 하고 싶은 것을 참는 정도지만, 그 상황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릅니다.
그래서 뭘 하고 싶으냐고 물어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성향은 소심한 기질을 더욱 강화시켜 끝판에는 친구도 없고 그저 혼자 지내는 것만 좋아할 수도 있으며 자칫 우울증 증세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상처받기 싫어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혼자 지내는 행동을 보이지요.
엄하게 키우는 것과 억압하는 것은 다릅니다.
엄하다는 것은 아이의 자유 의지와 감정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사회적 기준으로 보아 안 되는 일을 바로 잡아주는 것 입니다.
억압은 아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가 정한 기준에 따라 아이를 휘어잡는 것입니다.
아이가 생각과 행동을 자유롭게 하도록 기다려 주고, 자녀의 선택을 기다려 주세요.
자신이 생각하고 결정한 선택에서 실패도 성공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모의 배려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자녀에게 작은 성공 경험을 여러 차례 갖도록 할 것이며, 자녀의 생각을 존중하고, 자녀의 선택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자유 의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를 권합니다.
절대 늦지 않아요.

김미영 선생님<청소년상담복지센터> (033) 138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