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대규모 전쟁의 승패를 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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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대규모 전쟁의 승패를 가르다
  • 한동영
  • 승인 201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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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 소개한 ‘감기가능지수’를 이용해 건강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비 예보가 있는 날 우산을 챙기지 않고 외출해 낭패를 당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날씨는 우리의 건강, 일상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이번 시간에는 방학을 맞이해 날씨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소개하려 합니다. 날씨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했다면 믿어지나요. 날씨를 알아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던 옛 성인들의 말은 오랜 기간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날씨가승패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전쟁에 대해 알아볼까요. 
한동영(강원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과)
 
-추위로 이겨낸 승리, 안시성 전투-

우리나라 고대의 삼국 가운데 기원전 37년에 세워져 668년에 멸망한 나라, 고구려는 현재 중국의 영토와 국경을 마주해 크고 작은 분쟁이 많았습니다. 안시성 전투는 7세기 고구려와 당나라가 충돌해 발생한 전쟁이었습니다.
당나라를 세운 태종은 1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에 쳐들어오게 되는데 안시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초여름부터 3개월 동안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어요.
초반 당태종은 하루 6~7회씩 안시성에 총공세를 펼쳤지만, 고구려 양만춘 장군과 병사, 주민들이 완강히 대처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9월에 접어들자 양만춘 장군의 예상대로 요동지역의 기후가 추워지기 시작했고, 당태종은 이미 기력이 많이 소진된 병사들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만주지역의 혹독한 겨울을 버티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깨닫고 퇴각하게 됩니다. 
 
-난공불락, 러시아-

러시아에 많은 나라들이 군사 공격을 하였지만,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 추위로 인해 외국 군대는 번번이 실패하였어요.
바로 ‘동장군(겨울의 다른 이름으로 인간이 대항할 수 없을 만한 겨울의 위력을 인격화하여 일컫는 말)’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추운 기후의 이점을 살려 18세기 발트 해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스웨덴과의 대북방 전쟁, 19세기 유럽대륙을 장악하고 있던 프랑스 나폴레옹과의 전쟁, 20세기 히틀러의 독일과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13세기 몽골군 침략 때는 모스크바가 몽골에 점령당하기도 했는데, 몽골의 추위도 만만치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몽골은 시베리아의 많은 늪지와 하천으로 인해 기동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여 얼어 있는 겨울을 택해 공격했다고 해요.
  
-베테랑 예보관, 제갈공명-
영화로도 제작된 적벽대전도 날씨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했죠.
조조의 위나라 대군을 맞아 수적으로 열세인 제갈공명은 날씨의 힘을 빌었는데, 비를 부르고 바람을 일으키는 신통력이 아니라 날씨를 미리 알고 이용한거죠. 적벽대전은 동짓달에 일어났는데, 그 당시 중국은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해 북서풍이 강하게 불고 있었어요.
하지만,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면 고기압이 둘로 나눠지고 그 사이에 저기압이 형성되었죠. 저기압은 온난전선을 동반하는데 온난전선 앞에는 항상 남동풍이 불게 되죠. 제갈공명은 경험이 많은 어부들을 통해 적벽에서는 동지를 전후해 미꾸라지가 뱃가죽을 보일 즈음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알고 바람을 이용해서 조조의 위나라 대군을 물리쳤어요.
위의 사례들처럼 인간은 날씨를 바꿀 수는 없지만, 날씨를 미리 알고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전쟁같이 큰일은 아닐지라도 일상 생활 속 작은 날씨 변화에도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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