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벌써 꿈을 이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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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벌써 꿈을 이뤘네"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1.12.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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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자 학부모 (춘천 우석초교 4학년 이현서·1학년 이현진 어머니)
“엄마는 꿈이 뭐야?”

아이와 함께 평창에서 열리는 산소길 걷기 행사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강원도의 자랑인 청정계곡이 곳곳에서 이어지는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의 다소 험한 길을 산책하며 딸아이가 내게 꿈을 물어왔다.

“음, 행복하게 사는 것” “아니 그런 것 말고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맙소사,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현서야 엄마는 이미 다 컸잖아.”

언제부턴가 우리 아이는 타인과 대화를 할 줄 안다.

이렇게 물어오는 말은 틀림없이 자기 얘길 하고 싶어서임을 알기에 대답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에게는 초등학교 4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이 있다.

두 아이는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꿈을 갖기 시작했다.

어떤 땐 구체적으로, 또 어떤 땐 아주 추상적인 것으로 바뀐다.

요즘 우리 딸의 꿈은 집을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 1학년 아들의 꿈은 척척박사가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꿈을 꾸고 그걸 실현할 방법까지 말할 때면 어린 시절 꿈 없이 민숭민숭하게 자란 난 마냥 감동하곤 한다.

가난으로 자식 넷을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던 부모님은 꿈을 심어주지 못하셨고 그렇게 그냥 커버린 나는 지금까지도 꿈 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선택하고 엄마가 됐다.

내가 그렇게 자랐기에 아이들에게만은 많은 꿈을 꾸게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주말이면 들로 산으로 또 특별한 볼거리를 찾아 집을 나섰고, 매일 밤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엄마, 꿈이 뭐냐고?”

다시 한 번 보채는 딸아이의 물음에 나는 “엄마는 커서 좋은 엄마가 될 거야”라고 조금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런데 돌아오는 아이의 최고의 찬사!

“그럼 엄마는 벌써 꿈을 이뤘네?”

이렇게 마음씨와 말씨가 모두 예쁜 내 보물, 지금처럼 예쁜 모습으로 많은 꿈을 계획하고 실패와 달콤한 성과를 맛보는 노력의 과정에 나는 언제까지나 좋은 엄마로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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