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술나무 그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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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술나무 그늘 아래서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07.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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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춘천초교 교사
교실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오월의 아침, 교실 창을 통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우리 반 친구들을 비술나무 아래로 부릅니다.

얼른 책을 한 권 손에 들고 재잘거리며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소소한 행복을 느껴봅니다.

학교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우리 눈을 사로잡는 키 큰 비술나무 숲, 눈길 닿는 곳마다 보이는 예쁜 꽃과 나무들, 연초록 나무그늘 아래 자리한 소담한 벤치, 수련 잎이 떠 있는 자그마한 연못까지.

어느 것 하나 마음에 와 닿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곳을 거닐다가 연못주변 돌 위, 작은 의자, 앉을 만한 어느 곳이든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어도 좋고, 조용히 혼자 책 속으로 빠져들어도 좋습니다.

낭랑한 목소리로 소리 내어 읽어도 좋겠지요.

눈을 감고 얼굴에 와 닿는 바람을 느껴보고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와 닿는 햇살도 느껴보고 새소리와 교실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봅니다.

비술나무 그늘 벤치에 누워 책을 읽고 함께 바람을 마시면 우리 아이들 마음은 책 향기 푸른 향기로 가득 찹니다.

지금 온 세상이 시원한 바람과 초록빛으로 가득합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틈틈이 짬을 내어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교정을 걸어보세요.

아이들과 다정한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좋은 사람과 함께 산책하는 즐거움을 느껴 보세요.

책 한 권 손에 들면 더욱 좋겠지요.

함께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마음과 마음이 하나가 됨을 느낄 수 있답니다.

이러한 작은 행복이 모여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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