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과 함꼐 나날이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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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과 함꼐 나날이 행복해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07.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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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양구 비봉초교 교사
“사랑을 주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올해 우리 초롱이들과 나눈 첫 인사이다.

그동안 하나님께, 부모님께, 친구들 그리고 나와 인연이 닿은 모든 사람에게 받은 사랑으로 이 자리에 선 내가 초롱이들에게 사랑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기로 다짐한 것이다.

교육현장에 발을 디딘 지 3년 된 새내기 교사인 나와 학교라는 첫 사회에 두려움과 기대를 가지고 입학하는 1학년 아이들이 올해를 함께 시작했다.

어떠한 방법으로 사랑을 주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나에게 아직 자식 사랑은 어색하고 서투르다.

아이를 낳아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마치 남자친구와 사랑을 속삭이듯이 아이들과의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로 하였다.

아이들의 눈을 보고 그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주는 선생님이 되자.

우리 초롱이들은 참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주말에 있었던 일을 말하다가도 여섯 살 때의 이야기를 마치 어제 일처럼 말하기도 하고, 부모님이 아시면 당황할 만한 가정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털어놓는다.

그렇게 재잘대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 긴 얘기를 듣느라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아이들의 목소리, 얼굴 생김새를 더 살피게 되면서 사랑이 솟아남을 느낀다.

부모님께서도 아이들을 낳아 기르고 키우시면서 많은 사랑을 주시겠지만, 아이들과 마주앉아 대화하기에는 하루가 너무 바쁠 것이다.

그 부분을 내가 채워주면서 초롱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크는 지금 이 과정이 참 행복하다.

얼마나 초롱이들의 생각이 순수하고 기발한지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다.

아이들과 열심히 공부하느라 성대결절이 걸렸을 때의 일이다.

“선생님 목소리가 처음이랑 다르지 않아?”

“좀 이상해요.”

“성대가 울려서 목소리가 나오는 건데 성대에 병이 걸려서 하얗게 됐어.”

“곰팡이가 생겼네요?”

“의사 선생님이 소리를 작게, 말도 조금만 하라고 하셨어.

여러분이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요.”

“선생님 목이 지금 낫지 않으면 선생님은 남자 목소리로 살지도 몰라.

결혼도 못했는데.”

“머리 자르고 남자 하면 되잖아요.”

우리 초롱이들한테는 해답 없는 문제란 없다.

우리의 사랑 이야기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초롱이들의 사랑을 받고 초롱이들과 서로를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참 행복이고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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