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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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나무
  • 김남덕
  • 승인 2019.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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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고성군 이깔나무 금강산 세존봉 조선이깔나무(잎갈나무)
 
 잎갈나무와 이깔나무 그리고 낙엽송

 우리나라 전역에서 보는 낙엽송은 일본 잎갈나무이다. 이 나무는 사계절 잎이 푸른 상록수로 보이지만 가을에 잎을 갈기 위해 낙엽이 지는 특성이 있다. 잎을 가는 나무라는 뜻으로 잎갈나무, 이깔나무, 낙엽송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1970년대 화전민 정리 작업을 실시한 정부는 화전민들이 밭으로 사용한 산기슭에 일본 이깔나무와 잣나무를 대량으로 심었다. 전국 어디를 가도 잣나무와 낙엽송 군락지를 본다면 십중팔구 화전민 흔적이 있던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선 이깔나무는 남측에서는 대성산 등 일부 지역에 있을 뿐 좀처럼 보기 어려운 나무다.

 2002년에 백두산에서 500년 이상 자란 잎갈나무 군락지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압록강 상류계곡 양강도 삼지연군 동쪽 산마루에 위치한 군락지는 5세기 동안 자기 생존을 유지함으로써 잎갈나무 연령의 최고기록을 돌파했다고 전한다. 100㏊ 면적에 높이 40여m, 둘레 3.6m 정도의 수백 루가 서식한다고 전한 조산중앙방송은 지금까지 백두산지역에는 삼지연읍의 허항령에 200~00년 묵은 이깔나무가 있고 청봉숙영지(1939년 김일성 주력부대가 무산공격을 위해 하루를 묶은 곳)에 400년 된 이깔나무 여러 그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깔나무는 소나무과로 건축이나 선박용 목로 이용되며 강원도, 함경도와 중국 만주지역에 분포한다.
 
 금강산 지키는 조선 잎갈나무

 금강산은 크게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 세 구역으로 나뉜다. 금강산을 남북으로 잇는 오봉산(1264m), 상등봉(1229m), 옥녀봉(1423m), 비로봉(1638m), 월출봉(1580m), 차일봉(1529m) 줄기를 경계로 서쪽 내륙의 금강군 일원을 내금강, 동해 다로 뻗어 내려간 고성, 통천 방향을 외금강 그리고 삼일포를 비롯한 동해안 지역을 해금강이라 부른다. 외금강은 경사가 가파른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내금강은 비교적 완만한 느낌을 준다.


 북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세존봉(1132m)에 조선 잎갈나무가 자라고 있다. 금강산 관광길이 열렸을 당시 7시간 코스로 일반 시민들도 쉽게 접근하던곳 이었다. 구룡연주차장-구룡연폭포-사자목-세존봉정상-합수목-동석-동석동주차장코스로 북측 안내원 2명이 함께 산행을 안내했다. 세존봉은 1.132m로 외금강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금강산 최고의 경치를 볼 수 있는 봉우리다. 비로봉, 천선대, 채화봉, 백마봉 전망대와 더불어 금강산 5대 전망대 중의 하나로 꼽히는 세존봉 정상에 올라서면 한눈에 비로봉을 비롯한 수많은 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온정리 마을을 비롯하여 고성군 일대와 동해의 고성항의 풍경은 덤으로 즐긴다.

 기암 절벽으로 이뤄진 세존봉 사이에 잎갈나무가 서 있다. 오랜 풍상을 온몸으로 체험한 듯 수피는 하늘 방향으로 뒤틀려 있다. 일본 이깔나무가 온실에서 자란 나무로 보인다면 조선 잎갈나무는 야생에서 살아남은 호랑이의 눈처럼 넘보지 못할 포스를 간직하고 있다. 세존봉을 이루고 있는 바위와 나무들이 잘 어울려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나이가 제법 들었다고 하는 잎갈나무들은 꼭대기 부근이 말라 죽어있다. 세존봉은 주로 바위로 이뤄져 있다. 바위보다 키가 큰 나무는 벼락을 온몸으로 받으며 살고 있다.

 살아 있는 생물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물론 동물은 보다 적극적이라 금방 눈치를 챈다. 그러나 식물이라면 어떨까? 세존봉의 조선이깔나무는 바위에 걸터앉아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바위 암반에 뿌리를 내리고 수많은 세월을 지내는 동안 조선이깔나무는 산신이 된 듯 작은 덩치에서 내뿜는 에너지는 금강산을 덮고도 남는다.

김남덕 강원일보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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