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나라꽃 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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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나라꽃 무궁화
  • 김남덕
  • 승인 2019.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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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방동리 무궁화 나무
나라꽃 무궁화

언제부터 무궁화가 나라꽃이 되었을까?
학자에 따라 다른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조선의 윤치호 등의 발의로 애국가를 만들면서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을 넣음으로 조선의 꽃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애국가는 1896년 11월21일 독립문 주춧돌을 놓는 행사 시 배제학당 학도들에 의해 불려 무궁화가 점차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인식돼 갔다.광복 이후 1949년 10월 대통령 휘장과 행정, 입법, 사법의 휘장을 무궁화로 도안하여 문교부가 제정 사용했고 1950년 태극기의 깃봉을 무궁화 꽃봉오리로 제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무궁화는 중국 후난성, 푸젠성 및 광시장족 자치구 일대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와 무궁화 관련된 오래된 기록은 중국의 산해경에 나온다. 제9권 ‘해외동경’에 “군자의 나라가 북방에 있고··· 무궁화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 시든다”고 적고 있다. 또 『고금주』에 “군자의 나라는 지방이 천리나 되는데 무궁화가 많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기록은 한반도에서도 오랫동안 무궁화가 자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신라 효광왕(897년) 당나라 광종에게 보낸 국서에는 신라를 자칭하여 근화향(槿花鄕)이라고 칭했고 최치원의 문집인 ‘최문창후문집’ 제1권에서 근역(槿域)이라고 신라를 대신해 불렀음을 알수 있다.

민족의 역경을 함께한 꽃

무궁화는 7월부터 개화해 10월까지 약 100여 일간 피고 지고를 끝없이 반복하는 꽃이다. 전라도 완도군은 무궁화를 무게 부른다. 무궁화 근(槿)자도 ‘무우게 근’으로 읽으며 일본 무쿠게라고 불리는 것도 연관 있어 보인다.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말살했던 일본은 민족의 표상인 무궁화를 절멸하기 위해 노력했다. 애국지사 남궁억 선생은 홍천 보리울에 은거하면서 묘목을 생산해 전국적으로 배부하다가 70노구 몸에 형무소에 투옥되기도 했다.
무궁화의 종류는 200종 이상 있다. 주요 품종은 꽃잎에 따라 홀꽃, 반겹꽃, 겹꽃 등 3종류로 구분한다. 또 꽃잎 색에 따라 배달계, 단심계, 아사달계로 구분된다. 꽃의 중심부에 붉은색이 없는 순백색의 흰꽃은 배달계, 단심이 있고 꽃잎에 무늬가 있는 종류는 아사달로 구분된다. 계, 단심계는 꽃의 중심부에 붉은 무늬가 있는 것으로 백단심계, 홍단심계, 청단심계로 구별한다. 번식은 꺾꽂이, 접붙이기로 하며 햇볕을 좋아하는 나무로 양지 바른 곳에서 잘 자라 정원수나 울타리로 이용된다. 꽃은 차로 이용되기도 하며 나무껍질은 고급 종이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가장 오랜된 무궁화 나무

일제의 감시를 피해 지금까지 살아난 강릉 방동리 무궁화나무는 강릉 박씨 재실을 지키고 있다. 서슬 시퍼런 시대에 조상님 모시듯 무궁화를 심어 지금까지 정성껏 가꿔 온 강릉 박씨 후손들의 마음이 전해진다. 강릉 박씨 역사는 신라의 건국 시조인 박혁거세의 후손인 박순(朴純)이 강릉에 정착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박순은 혁거세 4세손인 파사왕의 후손으로 신라하대 강릉김씨 시조인 김주원이 강릉으로 낙향할 때 함께 온 박린(朴麟)의 후손이다.

천연기념물 제520호로 지정해 보호를 받고 있다. 나무는 동해바다를 옆에 끼고 낮은 구릉지에 위치한 재실 안에 있어 지금까지 후손들의 극진한 대접으로 잘 자라고 있다. 나무의 높이는 4m, 뿌리 부근 둘레 1,46m이며 3개의 줄기가 균형미를 만들고 있다. 줄기는 지산 0.2m부터 두 줄기로 갈라졌고 0.85m부터 다시 세 줄기로 나눠졌다. 재실은 강릉박씨의 중시조인 박수량(1475-1546년)을 모신 사당으로 건물은 1970년 수리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향현사는 강릉 성현 12분을 기리는 장소다. 이곳의 한 분으로 자리를 차지한 강릉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무궁화는 한옥과 어울려 눈맛이 즐거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보통 40~50년 자라는 무궁화보다 오래된 증거는 강릉 박씨 종부인 조길자(82)씨가 “16세에 시집왔을 때도 이 나무가 있었는데 그때도 나이가 든 나무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아직도 광복절 즈음해 많은 꽃을 피워내는 나무는 홍 단심계로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김남덕 강원일보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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