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스님이 수도 하고 있는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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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 스님이 수도 하고 있는 사찰
  • 김남덕
  • 승인 2018.09.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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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에 속해 있는 영월 보덕사 숲
단종의 혼령을 추모하기 위해 단종 영정 모셔
느티나무, 극락보전 내부 불화, 해우소 꼭 봐야
1800년대 사람들의 불교관 등 사료 가치 높아

단종대왕의 수호사찰
천년사찰의 기풍을 갖추고 있는 보덕사는 686년 의상조사가 창건하고 발본산 지덕사라고 하였다고 전해진다.
1161년(고려 17대 인종 32년)에 설헌선사와 원경국사가 극락보전, 사성전, 염불안, 고법당, 침운루 등을 증축했다고 전해진다. 1456년 단종대왕이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로 유배되자 노릉사로 바뀌게 됐다.
지금은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오대산 월정사에 속해 있다. 비구니 스님이 불법을 닦고 있는 고즈넉한 사찰이다. 보덕사는 단종대왕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칠성각에는 태백산 산신이 되신 단종의 혼령을 추모하기 위해 단종 영정이 모셔져 있다.
극락보전 왼편에는 보덕사가 의상의 화엄도량으로 창간된 것임을 짐작게 하는 부도 1기가 있다. 또 극락보전 삼존불은 목조불로 알려져 있다. 보덕사에 가면 꼭 놓치지 말고 봐야 할 보물이 3개 있다. 오래된 느티나무와 향나무, 극락보전 안의 불화, 해우소가 그것이다.

사찰의 나무들
사찰 입구 일주문 옆으로 줄지어 서 있는 느티나무는 사찰의 세월만큼이나 연륜을 말해주고 있다.
느티나무는 600여 된 나무(영월군 보호수 24호) 두 그루와 450여년 된 나무(영월군 보호수 68호)로 구분된다. 경내 칠성각 주변으로 향나무 두 그루 또한 오랫동안 잘 보존돼 있어 사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영월보덕사 숲으로 지정해 사찰과 숲을 하나로 보고 관리했으면 좋겠다.
특히 느티나무 주변은 연못과 잘 어울려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무들은 사계절 사찰과 어울려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 나무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사색의 깊이를 배가시켜준다. 아름다운 우리 전통 숲으로 가치가 높아 지역의 자랑이 될 만하다.
칠성각 주변의 향나무는 두 그루인데 칠성각 주변의 나무는 평범하지만 건강한 풍치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사성전 앞의 나무는 하늘을 향해 길게 줄기를 올리고 동굴 동굴하게 잎 모양을 만들어 동화 속에 등장할 만하다. 경내에 향나무가 심겨져 있는 것은 아마도 단종대왕의 수호 사찰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극락보전의 벽화
사찰 안에는 독특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2000년 지붕 보수 공사를 하던 중 ‘보덕사 극락전 중수기’가 발견되었는데 1855년에 그려진 그림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게 했다.
극락보전 천장에 그려진 벽화는 북면을 제외하고 동, 서, 남면에 각각 5점씩 15점이 그려져 있다. 천계에 사는 사람들이 부처님 설법 장소에 나타나 꽃을 뿌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천인주악도(天人奏樂圖), 또는 천인무용도(天人舞踊圖)라고 부르며 하늘을 나는 모습으로 묘사돼 비천(飛天)이라고 한다. 등장하는 천인의 모습도 아주 다양해 여인, 동자, 성인남자, 노인도 보인다.
천장 벽화는 2명이나 1명씩 해금, 북, 대금 등 다양한 악기를 들고 연주하는 모습과 춤을 추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굵은 먹선으로 형체를 구분하고 있고 그 안은 활달한 붓놀림으로 부드럽게 얼굴 표정을 담아냈다.
연기 연주와 춤추는 모습에서 율동감이 느껴질 정도로 살아있는 듯하다. 바탕색은 하늘색으로 그려져 있고 적색, 녹색, 청색, 백색의 색감이 고풍스러운 느낌을 전하고 있다. 벽화는 1800년대 사람들의 불교관과 그림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사료로 가치가 있다.

문화의 척도 해우소
문화의 척도를 보려면 화장실을 보라는 말이 있다. 뒷간, 측간, 갯간, 정낭, 통싯간, 해우소 등은 화장실을 일컫는 말들이다. 대부분 사찰에서 해우소가 사라졌지만 보덕사 해우소는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돼 있다.
1882년 지어진 건물은 136년 된 문화재다. 강원도 문화재 자료 132호로 지정돼 있다. 화장실 입구는 하나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남성은 입구 줄 여성은 안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아래 공간은 2∼3m 가량 돼 조금 무서울 수 있으나 나무로 지어진 건물 사이로 바람이 드나들어 냄새를 없애준다.
지금도 사용하며 사람들과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문화재로 벽화는 1800년대 문화의 향기를 주고 있는 반면 해우소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기회를 주고 있다.
김남덕 강원일보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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