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에서 지혜를 마늘에서 인내심을 배운 곰, 결국 사람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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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에서 지혜를 마늘에서 인내심을 배운 곰, 결국 사람이 돼
  • 이숙자
  • 승인 2018.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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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샘의 학교 이야기 16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때 지혜 발휘해야
참지 못하고 포기하면 행복해질 수 없어

사람이 되고 싶은 곰과 호랑이가 하늘에서 사람 세상을 관장하는 환인을 찾아 갔습니다.
“하늘을 밝게 비추시는 환인이시여!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사람으로 살면 참 행복할 거 같습니다.”
“그래 사람이 되고 싶구나! 사람은 너희들이 보기에는 참 멋져 보이지만 사람으로 사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데 정녕 사람이 되고 싶은 게냐?” 환인은 곰과 호랑이에게 물었습니다.

“네 꼭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은 동물과 달라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인내심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배울 자신이 있느냐?”
“네 자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굴이라는 학교에 가서 100일 동안 지혜와 인내심을 배우도록 해라. 동굴 속에서의 수업을 잘 견뎌내면 너희는 반드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환인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쑥과 인내심을 배울 수 있는 마늘을 주었습니다.
너희는 동물이라서 지혜와 인내심을 배우기 위해서는 100일간 어둠 속에서 쑥과 마늘만으로 버티면서 사람 세상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깨우치도록 하여라.

그리하여 곰과 호랑이는 어두운 동굴 속에서 지혜와 인내심을 배우는 사람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곰과 호랑이 모두 꼭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으로 참아냈습니다. 그러나 성질이 급한 호랑이는 작심삼일, 3일 만에 불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햇빛이 그립다.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100일 동안 햇빛을 못 보게 할 수 있어.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니야. 난 행복하지 않아.” 하고 투덜댔습니다. 그리고 동굴을 빠져나갈 생각만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으르렁거리면서 화만 내는 볼품 사나운 짐승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곰은 어둠 속에서 견디려면 눈을 감고 있는 것이 더 좋다는 것도 알아내었습니다.
지혜를 얻은 거지요. 또 주변의 소리를 잘 들으려면 귀를 모으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독한 냄새의 마늘과 쓴맛만 나는 맛없는 쑥은 빨리 씹어서 삼키는 것보다 오래오래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곰은 자신이 알아낸 것이 너무도 자랑스러웠으며 사람으로 한 발 더 다가섰다는 것에 동굴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행복했습니다 .
곰은 투덜대는 호랑이를 달랬습니다.

“난 내가 사람이 되는 날을 상상하면 참 행복해. 지금 내게 주어진 이 마늘과 쑥, 그리고 비록 어둠 속이지만 눈을 감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주변의 것들이 더 잘 보여. 밝은 빛 속에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더 또렷하게 들리고 보이거든. 투덜대는 시간에 어둠 속에 집중해 보는 게 어때?”
그러나 호랑이는 참아내지 못하고 기어코 동굴을 뛰쳐나가고 말아서 사람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반면 곰은 여러분이 잘 알 듯이 동굴 수업을 잘 견뎌내고 사람이 되었습니다.

주어진 것에서 행복을 찾고 그것을 오히려 즐긴 곰은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된 곰은 지금 내게 주어진 것들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오히려 즐겼기 때문에 이루게 된 거지요. 그것이 행복입니다.
이숙자 춘천 봄내초 교장·동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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