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교육, 권리와 책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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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교육, 권리와 책임 사이
  • 이숙자
  • 승인 2018.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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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샘의 학교 이야기 19
어려서부터 생활습관 속에 책임교육 필요
공적 건물 훼손시키면 책임 따름 인식해야

체육선생님이 급하게 올라와서 학교 식당 3층 유리창이 깨졌다고 알려주시네요. 스포츠 클럽 축구반 학생이 공을 높이 올려 차서 깨졌다는 것입니다. 학교 운동장이 협소해서 공을 찰 수 있는 거리가 짧아서 벌어진 일이겠지요. 이미 벌어진 일이기에 유리창을 얼른 교체하라고 하였습니다. 벌써 몇 번째라서 교육청에 운동장과 식당 벽을 차단하는 펜스를 쳐 줄 것을 요청했지만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그다지 용이하지 않아서 여전히 숙제로만 갖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도 아이들이 여전히 공을 차고 있었습니다. 유리창의 상태를 볼 겸 식당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몇 명의 남학생들이 몰려 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운동장이 너무 비좁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유리를 깬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나름대로 논리를 들어 말했습니다.
유리창을 올려다 보니 공을 맞은 자국들이 빼곡하니 남아 있었습니다. 과거 학생들에 비해 한참 발육이 좋고 기술이 뛰어나다 보니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입니다.
요즘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은 초등학생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청소년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어울립니다.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연령도 매우 높아서 사회에 대한 문제 인식과 비평적 사고도 높습니다.
문제는 내가 한 행동의 책임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겁니다. 공이 멀리 날아간 것은 운동장이 좁아서라고 말했습니다. 유리창은 누가 갈아야 하나? 라는 질문에는 운동장을 좁게 만들어 준 정부가 갈아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에게 5why(5개의 질문과 답을 통해 문제의 원인 찾기)로 다시 물었습니다.
1.유리창은 왜 깨졌나? 공을 멀리 차서 유리창에 부딪혔다.
2.학교 시설물인 유리창은 누구의 돈으로 존재하나? 시민(국민)이 낸 교육세로 존재한다.
3.시민의 세금으로 존재하는 공적 시설물(유리창 등)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공익을 위해서 함께 아끼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4.공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유리창을 깨뜨렸을 경우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당사자이다.
5.왜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함께 누려야 할 공적 재산을 다시 복구하려면 그만큼의 세금이 소요되고, 나로 인해 다른 곳에 사용될 그만큼의 세금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결론) 공적 시설물인 유리창을 깨지 않고도 축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주어진 환경에 맞게 공의 목표를 골대에 집중하여 차도록 노력하면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유리창을 깨뜨린 것이 운동장을 좁게 지은 정부나 학교의 잘못이 아니다.
민주시민 교육에서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면 권리와 의무는 강조하지만 책임 의식에 대한 교육입니다.
우리는 사실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아갑니다. 국민의 의무인 세금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 함께 내는 세금이 공익으로 제대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적 재산을 함께 지키고 소중하게 사용하는 것도 시민의 책임이자 의무인 것입니다.

얼마 전에 공원에서 장미 한 그루를 가지고 갔던 부부가 처벌을 받았다는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본인은 자기 집 화단에 심으려고 가져갔다고 말하였지만 동네 공원에 있는 장미는 여러 사람이 함께 보고 누려야 할 혜택이지 누구 개인이 함부로 취득해야 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적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거나 훼손을 한 경우에는 반드시 본인의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생활 습관 속에서 책임교육이 필요한 겁니다.
이숙자 춘천 봄내초 교장·동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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