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일 생길 때 문화·체육·예술과 친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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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일 생길 때 문화·체육·예술과 친구해요
  • 이숙자 교장
  • 승인 2018.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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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샘의 학교 이야기 7
사춘기는 껍질을 깨는 알의 움직임

오늘은 헤르만 헤세의 성장소설 데미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싱클레어라는 소년이 데미안을 만났을 때는 아주 곤란한 일을 겪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마음이 그리 곱지 않은 프란츠 크로머와 그의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놀이집단에서 부잣집 도련님처럼 보이는 것이 싫기도 하고 그중 우두머리에게 세어 보이기 위해서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도둑질을 했다고 거짓말을 늘어 놓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프란츠 크로머라는 친구는 싱클레어의 거짓말을 성경에 맹세하게 하고는 경찰이나 부모님께 신고하겠다고 협박을 합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면 굉장히 큰 돈을 상금으로 받을 수 있는데 신고하지 않은 만큼 그 돈을 대가로 내어 놓으라는 협박이었지요. 그 후 싱클레어는 저금통을 털기도 하고 부모님의 지갑에 손을 대기도 하고 거짓말로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는 프란츠에게 가져다주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싱클레어는 매일매일이 고통스러운 나날이었습니다. 신앙이 깊고 청결하며 예의 바르며 인자하신 아버지, 애정이 넘치게 보살펴 주시는 어머니, 그리고 항상 사랑스럽게 대해 주는 누나가 이제는 자신의 편이 되어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점점 가족들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가족들에게 이 상황을 털어놓고 이런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가족들이 실망할 생각에 혼자서 괴로워하기만 하였습니다. 사랑스럽고 천진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수업 중에는 선생님에게 반항하고 늘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쳐다보았으며 학업과도 멀어져 갔습니다.
그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데미안이라는 전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 데미안은 단번에 싱클레어의 어려움을 알아챘습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모르게 프란츠에게 가서 싱클레어를 다시는 괴롭히지 않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싱클레어는 인생의 성장친구를 만났던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아무 이유 없이 친한 친구였던 나를 피하거나, 어른들을 멀리하거나, 학교 공부에 의욕이 없어졌거나,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우울해한다거나, 돈을 자주 빌리는 친구가 있다면 분명히 어려운 일을 안고 있는 것이라는 신호입니다. 그럴 땐 데미안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어야겠지요.
데미안은 “알은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 알의 세계인 껍질을 깨어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아프락사스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그렇습니다.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그 전의 것을 깨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사춘기 시절이 있습니다. 기존의 것이 우습게 보이고, 내게 주어진 것이 감사하게 여겨지기는커녕 불편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가르침은 나에게 불필요한 간섭처럼 느껴질 때가 옵니다. 그것은 알 안에서 새로 태어나기 위해 껍질을 깨는 알의 움직임과 같은 겁니다. 그 변화는 당연한 것입니다.
다만 데미안처럼 좋은 성장친구를 만나서 선과 악에 대해 구분할 수 있게 된다면 참으로 좋은 일이겠지요. 성장을 하면서 우리는 많은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합니다. 또는 외부의 영향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데미안이나 프란츠와 같은 친구를 동시에 만나게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데미안은 내 내부의 참된 소리이며, 선이라면 프란츠는 외부의 나쁜 영향이나 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여러분은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어려운 선택을 할 때마다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와 끝없이 대화하면서 옳은 가치를 선택해야 합니다. 좋은 성장친구로 문화 예술을 즐기거나 스포츠를 통해서 삐져나오는 나쁜 마음을 순화시키는 것도 좋겠습니다.

*헤르만 헤세
독일의 소설가·시인.
《수레바퀴 밑에서》(1906), 《데미안》(1919), 《싯다르타》(1922) 등이 있다.
《유리알유희》로 194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
〈지식백과 중에서〉
이숙자 춘천 봄내초 교장·동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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