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되찾아 준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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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 되찾아 준 말 ‘감사합니다’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4.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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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횡성 성북초 교사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가끔 타협을 할 때가 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대충해버리고 쉴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가끔 나 스스로 질문하곤 한다. 내가 왜 선생님이 되었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주위에서 잘하고 있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하니 그런가 보다 생각한다. 그동안 나는 스스로 세상과 타협을 하고 있었나 보다.
학생시절을 지나 선생님으로 임용되어 지냈을 때도 늘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가르쳐 왔는데, 요즘 왜 그런지 내가 잘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이 든다.
지난 몇 년간 주위의 많은 선생님, 학부모님, 학생이 큰 기대를 하고 나는 열심히 가르치고 학교와 학부모님들은 많은 지원을 해줬다. 덕분에 각종 수학대회와 과학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칭찬 속에 만족하며 살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의 가치의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이 든다. “내가 안 해도 되는 걸 왜 이러고 살고 있지?”라며 마음 아프게 내 행동이 틀리다고 말한다.
올해 1월 늘 하던 대로 학생을 가르치며 하루하루 지나던 날 길거리에서 제자를 만났다.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그 학생과 난 지난 9개월간 과학대회를 준비했고 다행히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학생의 입장에서야 처음 있는 전국대회에서 1등을 했으니 당연히 기분도 좋겠지마는 내 입장에서야 그다지 새로울 게 없었다. 1등을 하고도 별 감흥이 없는 나에게 그 학생이 시상식 날 함께 가며 말한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큰 경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랬었나 보다.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나는 여태껏 무엇을 얻으려고 학생들을 이 악물고 가르쳤는가? 별것 아니더라. 아무런 미사여구 없이 진심 어린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에 존재의 의미를 찾았다.
내가 그 학생의 인생에 남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랬구나. 내가 지금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그 아이들 인생에 나를 남기기 위해 내 인생에 그 아이들을 남기기 위해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며 삶의 의미를 찾았다. 그 길을 지나던 여학생에게 말하고 싶다.
“잃어버렸던 내 의미. 찾아줘 고맙다.” 그리고 보니 내 삶에 의미를 깨우쳐 주는 많은 분께 감사를 드리지 못하고 살았다. 이번에 지면을 빌어 말하고 싶다.
“선생님, 선배님, 후배님, 친구들, 학생 여러분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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