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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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 긴 여운
  • 신유미
  • 승인 2014.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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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초교(교장:이헌수) 진로체험 동아리 노란우산은 2014년 강원도교육청 진로체험지원을 받아 1학기 동안 운영하고 있다. 6학년 10명으로 구성된 노란우산은 책과 예술을 사랑하는 어린이들로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작가와 그와 관련된 직업을 탐색하고 체험해 보는 활동을 주로 한다.
지난 9월 횡성지역의 작가를 만나 작가의 삶과 성장과정을 탐색했고, 10월 원주 ‘그림책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 단순한 책을 넘어 지역 사회의 문화를 바꾸어 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11월 파주를 출판도시로 만들어, 그 꿈을 실현한 현장을 보기위해 체험학습을 떠났다.
기차, 지하철, 버스를 타고 도착한 파주, 아이들끼리 자유로운 배낭여행은 처음이라 마냥 설렜다. 아이들은 처음 멀뚱히 건물만 가득하고 볼거리가 없는 파주출판도시를 보고 조금은 실망한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사람들의 기운은 조금씩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듯했다. 책 만들기 체험을 통해 책의 실질적인 제작, 판매과정을 살피고, 보림인형극장에서 색다른 인형극을 보며, 아이들은 이야깃거리가 가득해졌다.
지혜의 숲이라는 도서관은 아이들 키의 두 배가 넘는 책장에 책이 가득한 도서관으로 아이들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새어나왔다. 출판도시 곳곳을 돌며, 내가 사고 싶은 책과 아이들에게 기증할 도서를 고르며, 1박2일 책에 흠뻑 빠졌다.
파주출판도시는 그 건축배경부터 독특한 출발을 하였다. 5층 이상의 건물이 없으며, 1층은 전시장이나 서점 등 일반인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했다. 마을의 샛강을 그대로 살려 설계를 하고, 친환경자재를 사용하였다. 지역 전체에 입주한 출판인들의 합의와 공동체 의식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횡성초교 노란우산 어린이들은 짧은 여행이지만 이 체험을 통해 생태적이고, 공동체를 지향하는 철학을 배우며, 아이들의 마음속에서도 그런 씨앗이 조금씩 자라날 것이라고 믿는다.
<신유미 횡성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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