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수업, 아이들이 가장 큰 선물
오윤숙 선생님<동해 청운초등학교>
2004-03-11 어린이강원일보
떨리는 마음으로 발령장을 받아들고 학교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린 것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일주일이 다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교실에 홀로 남아 글을 쓰고 있자니 아이들을 만난 개학날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첫날이었지만 미리 반을 배정 받았기에 교실로 바로 갔습니다. 미리 4학년 교실로 온 아이들에 아직까지 떡 버티고 있는 아이들까지 섞여서 정신없던 와중에도 처음 보는 선생님이 들어오니 우리 선생님인지 아닌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더군요.
반이 나누어지고 추첨을 통해 재배정하기 전에 한 아이가 우리 반이었으면 좋겠다고 저를 보면서 말한 것이 생각납니다. 그 말의 의미가 교실을 옮기기 싫다는 것인지 아니면 앞에 있는 선생님의 반이 되고 싶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이의 바람 때문이었는지 결국 추첨에서 교실에 있던 아이들은 고스란히 우리 반이 되었답니다. 아이들 이름을 부르고 얼굴을 하나하나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너희들 모두가 선생님의 가장 큰 선물이라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특별한 아이들이라고 말이지요. 오늘도 두 녀석이나 앞에 나와서 벌을 섰긴 했지만 그러는 모습까지 한 명 한 명 얼마나 예뿐지 모릅니다. 아직 아이들을 보내고 난 후의 교실은 익숙하지 않네요. 수업시간이고 쉬는 시간이고 할 것 없이 와글와글 떠들긴 해도 역시 아이들이 북적북적돼야 교실의 모양새가 납니다. 학교가 너무 조용합니다. 아직 여러 일이 익숙하지가 않아 다른 선생님들이 다 가신 후에도 남아서 하곤 하거든요. 기사님들이 문을 잠그시는 같아요. 오늘도 또 꼴찌네요.
교실에 들어설 때마다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설렘과 기쁨을 기억하겠습니다.
사랑한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