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온화한 얼굴 닮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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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온화한 얼굴 닮고 싶어요"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07.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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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연숙 원주 교동초교 교사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면 미간에 주름이 잡혀 있습니다.

거울면에 닿을 듯 들이대야 보일 정도로 다행히 아직은 주름이 얕아요.

하지만 살짝 인상을 쓰면, 금세 깊은 골을 드러냅니다.

서른 초반, 벌써부터 얼굴이 이 모양이니 10년 뒤 20년 뒤엔 어떤 모습일까요.

아이들과 지내면서 행복한 날도 많았지만 인상 쓰고 큰소리 냈던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주름이 증거죠.

초반에 주름 얘기를 주저리 늘어놓은 까닭은 염연숙 선생님의 온화한 얼굴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웃으십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웃음입니다.

말씀하실 때에도 여유가 있어요.

바쁜 일이 있든 없든 변함없으시죠.

염연숙 선생님은 지난해 학년 대표와 업무 부장을 맡으시면서 누구보다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바쁘다, 힘들다 하는 말씀을 들어보지 못했고, 그런 느낌을 주지도 않으셨어요.

오히려 제가 일이 서툴러 “부장님, 이거 어떻게 해요?”하며 참 많이도 귀찮게 해드렸어요.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듯 바쁜 척, 힘든 척하기도 했고요.

그 때마다 선생님은 저를 다독여주시고, 차근차근 일러주셨습니다.

“괜찮아요.

잘하고 있어요.” 별 말 아닌 듯해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어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도 그런 분이십니다.

사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부끄러운 거죠.

하지만 제 자신을 잘 들여다보면 어른보다 아이들을 얕볼 때가 많아요.

어른의 말보다 아이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죠.

어른보다 아이들에게 더 날카로운 잣대를 대어 어린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염연숙 선생님은 어른에게나 아이들에게나 온화하십니다.

저라면 버럭 화를 낼 일에도 선생님은 그럴 수 있지 하십니다.

아이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어린 마음을 이해하는 거죠.

저는 애써 노력해야 그게 되는데, 선생님은 그냥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십니다.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같은 마음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죠.

저는 상황에 따라 마음 흔들리며 옹졸한 마음으로 살아왔어요.

이제는 염연숙 선생님처럼 온화한 얼굴로 살고 싶습니다.

미간에 잡힌 주름을 펴가며 살고 싶습니다.

신경혜(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파견) 선생님께서 칭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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