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맡기고 싶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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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맡기고 싶은 선생님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07.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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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순옥 평창 면온초교 병설유치원 교사
영월에서 25㎞ 떨어진 옥동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만난 엄순옥 선생님은 주변 선생님들을 늘 행복하게 해 주신다.

언제나 온화한 미소로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로 늘 편안하게 해 준 고마운 분이다.

그때 당시 나는 5살 된 딸을 데리고 출퇴근을 하고 있었고 엄순옥 선생님은 우리 아이 유치원선생님이었다.

그래서 교실을 들를 때가 자주 있었는데 수업이 끝난 오후에는 선생님 손에 늘 걸레가 들려 있었고 아이들이 귀가하고 없는 교실에는 구석구석 먼지를 닦아내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계셨다.

심지어 책장에 정리돼 있던 책을 꺼내어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책모서리의 먼지를 닦고 있어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내일 등교할 아이들을 위하여 교실을 쓸고 또 쓸고 닦는 선생님의 수고로 그 교실은 항상 반짝반짝 빛이 났다.

여느 보통의 집보다도 깨끗한 것을 물론 우리 집보다도 깨끗한 환경 속에서 즐겁게 공부하는 우리 아이를 볼 때마다 너무 행복했었다.

그런데 더욱 나를 행복하게 만든 것은 우리 아이의 놀라운 변화 때문이었다.

버스로 30분을 가야 하는 먼 곳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도 피곤하다고 유치원을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지 않았다.

또 공부가 끝나고 친구들은 집에 가고 없는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알려 주신 종이접기, 색칠공부 등을 하느라 교실에 찾아 온 엄마를 보고 달려들어 안기지도 않았다.

선생님께서 아이의 마음을 빼앗아 갈 만큼 재미있게 가르쳐 주셨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선생님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가고 없는 교실에서 여유를 가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를 할 때라곤 그때밖에 없는데 한 번도 귀찮아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를 사랑과 정성으로 한결같이 대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도 그때 베풀어 주신 선생님의 인자함을 잊어 본 적이 없다.

동료교사들이 내 아이를 맡기고 싶어 하는 선생님이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누군가 한 말이 생각이 난다.

화려하지도 않고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늘 한결같이 아이들을 생각하며 사랑하셨던 선생님을 칭찬 릴레이 주인공으로 추천하면서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나서 떠나시는 선생님께 당시 교장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선생님의 훌륭하심을 전해드립니다.

“엄순옥 선생님은 고운 말씨, 온화하고 한결같은 마음은 물론 걸음걸이조차 참스승인 귀한 선생님이십니다.”

이승자 영월 녹전초교 선생님께서 칭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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