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각 아빠’
상태바
' 총각 아빠’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07.26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준 양구 해안초교 교사
어린이강원일보의 칭찬 릴레이에 부족한 저를 칭찬해주신 김영진 교장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김영진 교장선생님은 항상 어린이와 교직원을 위해 노력하고 함께 동행하며 즐거운 학교 풍토를 조성하는 데 늘 앞장서시는 선생님입니다.

그런 분께 칭찬을 받았다니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저는 양구 해안초등학교의 김형준 선생님을 칭찬합니다.

김형준 선생님을 생각할 때마다 초등교사로서의 행복은 담임교사일 때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내가 선생님을 만난 때는 2010년 9월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김형준 선생님은 2008년 3월1일에 발령을 받은 신출내기 교사였습니다.

그 또래의 ‘나’는 어땠을까? 돌이켜 보면 안타까움만 더해 갑니다.

나만의 잣대로 아이들을 판단하고 질책하고 체벌을 가하는 무지렁이 교사였습니다.

그런데 김형준 선생님은 함께하는 학급의 여는 어린이와 다를 바 없는 아이 같은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린이들과 같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누가 교사이고 학생인지 쉽게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학생 같은 선생님입니다.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실수라도 할라치면 얼굴이 빨갛게 되어 부끄러워하는 모습에서 ‘왜 나는 그렇지 못했을까?’ 안타깝게 하는 선생님입니다.

매일매일 늦은 저녁, 방산초등학교의 6학년 교실은 항상 불이 밝혀져 있었습니다.

6학년 어린이들은 방과 후에도 집에서 쉬지 않고 교실로 찾아왔습니다.

김형준 선생님은 6학년 어린이들과 함께 저녁마다 놀이와 이야기 시간을 운영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학교 운동장으로 놀러 온 어린이들이, 교실에 불이 밝혀진 것을 보고 한두 명 씩 놀러왔다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놀러 올 때마다 선생님은 어린이들과 함께 풋살과 술래잡기 등 여러 놀이를 했고 가끔은 저녁도 지어주고, 간식도 제공하며 한두 시간 가량이야기를 나누고 어린이들의 과제를 도와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자연스레 6학년 어린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방과 후에도 선생님과 시간을 보내려고 학교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붙여진 명칭이 아이들과 선생님이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하는 활동이라 하여 ‘노을활동’이라고 했습니다.

그 ‘노을활동’이 발전해 ‘반딧불 서당’이 되었고요.

저는 기껏해야 한 달이면 어린이들도 선생님도 지쳐서 그만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노을 활동은 형곤이, 태원이, 예지 등 18명의 6학년 제자들이 졸업하는 날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졸업식 날에는 제자들과 선생님이 잡은 손을 놓지 못하고 너무 슬피 울어 다른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맡은 학교의 업무나 어린이들과의 관계에서 늘 밝음과 긍정의 힘을 보여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선 “저는 가르치는 교사도 중요하지만, 삶의 선배로서 행복을 나누는 선생님이고 싶었습니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선생님은 18명의 제자들과 함께 행복을 나눈 ‘총각 아빠’ 같은 선생님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고 가끔은 보지만 그래도 그립습니다.

선생님은 내게 신출내기 교사가 아니라 가르침과 행복을 알려주는 선생님이십니다.

삶의 맛과 멋을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김형준 선생님, 언제까지나 그 마음 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앞날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김영권 양구 방산초교 교감 선생님께서 칭찬하셨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