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수업, 아이들이 가장 큰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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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수업, 아이들이 가장 큰 선물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04.03.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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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 선생님<동해 청운초등학교>
 어제는 눈이 몹시도 퍼붓더니 오늘은 언제 그랬냐 싶게 활짝 개었습니다. 그래도 세상이 온통 하얀지라 아이들의 눈이 자꾸 밖으로 향하네요.

 떨리는 마음으로 발령장을 받아들고 학교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린 것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일주일이 다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교실에 홀로 남아 글을 쓰고 있자니 아이들을 만난 개학날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첫날이었지만 미리 반을 배정 받았기에 교실로 바로 갔습니다.  미리 4학년 교실로 온 아이들에 아직까지 떡 버티고 있는 아이들까지 섞여서 정신없던 와중에도 처음 보는 선생님이 들어오니 우리 선생님인지 아닌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더군요.

 반이 나누어지고 추첨을 통해 재배정하기 전에 한 아이가 우리 반이었으면 좋겠다고 저를 보면서 말한 것이 생각납니다. 그 말의 의미가 교실을 옮기기 싫다는 것인지 아니면 앞에 있는 선생님의 반이 되고 싶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이의 바람 때문이었는지 결국 추첨에서 교실에 있던 아이들은 고스란히 우리 반이 되었답니다. 아이들 이름을 부르고 얼굴을 하나하나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너희들 모두가 선생님의 가장 큰 선물이라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특별한 아이들이라고 말이지요. 오늘도 두 녀석이나 앞에 나와서 벌을 섰긴 했지만 그러는 모습까지 한 명 한 명 얼마나 예뿐지 모릅니다.  아직 아이들을 보내고 난 후의 교실은 익숙하지 않네요. 수업시간이고 쉬는 시간이고 할 것 없이 와글와글 떠들긴 해도 역시 아이들이 북적북적돼야 교실의 모양새가 납니다. 학교가 너무 조용합니다. 아직 여러 일이 익숙하지가 않아 다른 선생님들이 다 가신 후에도 남아서 하곤 하거든요. 기사님들이 문을 잠그시는 같아요. 오늘도 또 꼴찌네요.  

 교실에 들어설 때마다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설렘과 기쁨을 기억하겠습니다.

 사랑한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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