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배우는 ‘긍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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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배우는 ‘긍정’의 힘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12.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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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학부모 (춘천 동부초 3학년 2반 이예인 어머니)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지요.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3주 전 일을 회상해 봅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리코더 불기를 매우 좋아해, 청소년 리코더 합주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이 연주하시는 음악회가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이니 연주회에 보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머릿속은 학원을 떠올렸습니다.

학원을 빠지면 진도를 맞추기 힘들고 큰아이는 이틀 전에도 콘서트를 다녀왔는데 학원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연주회에 갈 것을 기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연주회 당일 집결소까지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큰아이에게 “중학생은 몇 명이나 가니?”라고 물으니 “잘 모르겠는데 친구들은 거의 안 가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

“이틀 전에도 공연을 보느라 학원을 빠졌는데 왜 또 서울을 간다고 고집을 피우니?” “학원에서 공부나 하지.

시간 낭비하는 것 아니야?”

저도 모르게 짜증 섞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조용히 있던 딸 아이가 “엄마,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서울도 다녀오고 연주회도 보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큰아이와 저는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늦은 밤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마중 나갔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은 기진맥진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물을 머금은 화초처럼 활기가 넘쳐 보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연주회 소감을 듣느라 귀가 멍멍해졌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배려하는 삶을 살라고 말하면서도 저의 행동은 모순이 많았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이상한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한참 사춘기인 큰아이 한규에게 화를 내려고 하다가도 작은 아이의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함부로 대하면 아이들도 너무도 똑같이, 때로는 더 심하게 행동하게 됨을 보았습니다.

“못한다”가 아닌 “너는 할 수 있어”.

“모르는 것이 아닌 안 해 보았기 때문이야” 등의 긍정적인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예인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 너무 고마워.

엄마가 긍정의 힘을 발휘하도록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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