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자 선생님(원주 동화초교 1-1)
오늘은 아무 일 없으려나?우리 반의 아침은 다른 학급과 달리 조금 더 소란스럽게 시작된다
현관 앞까지 선생님을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은 만나자마자 종알종알 찬란한 아침이야기를 시작하고 교실 문을 들어서면 아침부터 다투고 자기의 억울함을 이야기하는 친구 장난치다가 안 그랬던 척하며 몰래 자리에 앉는 친구 수줍게 인사하는 친구들이 보인다
봄바람이 쌀쌀했던 입학식 날 초록색 리본을 단 친구들을 만나면서 느낌이 좋았다 그러나 삼월 초부터 유난히 행동이 크고 싸움이 잦은 친구들이 많아 수시로 나를 긴장시켰고 뜻밖의 행동으로 놀라는 일이 자주 발생하였다
꿈이 크고 많아 좀 더 바스락거리며 교실을 소란하게 하겠지 선생님이 좋아서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한 거겠지
얼마 전 아침에 바쁜 일이 있어 평소보다 학교에 20분 정도 늦게 도착한 날이 있었다
서둘러 도착했는데 현관에 서성이며 늦은 선생님을 기다리던 아이들이 선생님 걱정했어요 혹시 교통사고가 났나 하고 우리 모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하며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순간 작은 감동이 일었다
어머 그랬구나!
토닥토닥 다투면서 말썽피우면서 자라는 꾸러기 친구들이 선생님을 생각하고 친구들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교실 문을 열면 향기가 가득 차 있음을 느낀다 친구와 토닥거리는 톡 쏘는 향기 친구들을 배려하는 달콤한 향기 장난치고 싶어 기회를 노리는 수상한 향기가 저마다 뿜어내는 아이들의 향기와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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