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오지 소미네에 공부방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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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오지 소미네에 공부방이 생겼어요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21.12.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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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의 지원을 통해 마련된 소미의 공부방. 노후화된 평상을 없애고 컨테이너를 설치, 내외부 단열공사 후 책상과 침대를 놓았다.

 

강릉시내서 40분 떨어진 마을
100여년 전에 지은 노후 주택
낡은평상 철거 컨테이너 설치
단열공사 후 책상·침대 놓아


강릉의 한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소미(여·10)에게 특별한 공간이 생겼다. 꼭 갖고 싶었던 나만의 방이다.

소미네 집은 강릉시내로 나서려면 40분 이상이 걸리는 오지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인근 집들과의 거리가 상당한 데다 고지대에 위치해 겨울에 눈이라도 내리면 꼼짝없이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나마 최근에는 할아버지가 한 칸밖에 없던 내부 공간을 직접 증축, 겨우 두 칸으로 늘리면서 숨 쉴 틈이 생겼다. 그러나 한 세기 전에 지어진 노후 주택이다 보니 여전히 비좁고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현재 소미네 집은 아버지가 벌어오는 일용직 수입이 4인 가족의 월 생계비다. 이에 소미는 기저질환으로 외부활동이 어려운 할머니를 대신해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고 있다. 휴일에 일부러 시내까지 나가 친구를 만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정보취약계층 지원에 선정,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학습 인프라가 갖춰졌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양한 문화·교육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주에 들어선 뒤에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식을 듣게 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는 소미의 주거공간을 새롭게 단장하기로 결정했다. “좋은 침대, 예쁜 집이 아니라 그저 학교에서 쓰는 책상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꿈을 털어놓는 소미에게 특별한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본부는 노후화된 주택의 평상을 없애고 컨테이너를 설치했다. 내·외부에 단열공사를 실시하고, 방 안에는 책상과 의자를 뒀다. 지금껏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던 `침대'도 함께 들여 의미를 더했다. 소미의 생애 `첫 공간'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이창수 본부장은 “산골지역이 많은 강원도에는 아직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아동이 많다”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일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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