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쌓인 거실한편 책상 대신 아늑한 공부방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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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쌓인 거실한편 책상 대신 아늑한 공부방 생겼어요”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21.07.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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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주거권 보장 캠페인

 

◇횡성의 시골 산속에 위치한 민규(가명·8)의 집. 거실 한편에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는 책상은 민규의 유일한 학습 공간이다.

횡성 산골 두남매 성장환경 열악
노쇠한 조부모 돌봄 한계 불가피
성장기 아이들 독립적 공간 필수
지역 기업체 후원 주거개선 동참


민규(가명·8)와 민서(가명·6) 남매는 요즘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곧 깨끗하고 튼튼한 공부방이 생기기 때문이다.

횡성의 시골 산속에 자리한 민규의 집은 비교적 최근에 리모델링을 마쳤지만 여전히 낡은 벽지와 곳곳에 핀 곰팡이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온 어머니는 가출해 연락이 두절된 지 오래였고, 아버지는 한동안 타지에 나가 일하게 되면서 남매를 온전히 보살필 수 있는 보호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몸이 불편한 조부모가 남매의 주 양육자가 됐지만 수납장조차 없는 집은 늘 어지러웠다. 옷가지는 항상 바닥에 널브러진 상태였고, 방바닥은 계절과 관계없이 끈적거렸다. 그나마 남은 방조차 창고로 활용되면서 남매에게 주어진 공간은 거실 한편뿐이었다. 결국 지난해 아버지가 타지 생활을 접고 돌아왔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래도 분리불안 등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남매를 위해 마당에 그네를 만들고, 마당 귀퉁이에 작은 스피커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민규에게 제대로 된 학습 공간을 꾸며주고 싶었던 마음은 경제적 사정으로 접어야만 했다.

이러한 사연을 접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인 ‘내가 그린 집'을 통해 민규·민서 남매의 밝은 미래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기업인 횡성 알프스대영컨트리클럽(대표:유두열)도 동참해 주거환경 개선비용을 후원한다.

김승배 횡성 알프스대영컨트리클럽 본부장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은 필수적”이라며 “열악한 주거환경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공부방을 마련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횡성지역 아동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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