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교육]'무상교육 완성' 학생 1인당 교육비 부담 1,891만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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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교육]'무상교육 완성' 학생 1인당 교육비 부담 1,891만원 줄었다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20.06.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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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희 교육감 취임 10주년 교육개혁 성과


 

◇'강원도형 고교학점제'인 '강원행복고'로 인해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이 늘었으며,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직접 선택해 들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 민병희 교육감의 제안으로 2015년 5월4일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모여 '어린이 놀이헌장'을 선포했다. 2013년 춘천·원주·강릉지역 고교평준화가 시행됐다. 사진은 2013학년도 후기 일반고 학생 추첨 배정 모습. 2011년 시작된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교사의 업무를 줄여 수업연구와 생활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함성연수.

민병희 교육감이 7월1일로 취임 10주년을 맞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도내 첫 민선 교육감이 된 이후 2014년, 2018년 선거에서 내리 당선되며 민병희표 교육개혁이 강원교육 현장에 확실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최대 성과는 △무상교육 실현 △고교평준화 정착 △수업·평가 변화 △조직문화 개선 등이다. 각 분야별로 자세한 내용을 되짚어 봤다.

도교육청 급식·교복비 등 지원
고교 평준화 완전히 뿌리내려
수평적 리더십 권위주의 탈피


민병희 교육감이 7월1일로 취임 10주년을 맞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도내 첫 민선 교육감이 된 이후 2014년, 2018년 선거에서 내리 당선되며 민병희표 교육개혁이 강원교육 현장에 확실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최대 성과는 △무상교육 실현 △고교평준화 정착 △수업·평가 변화 △조직문화 개선 등이다. 각 분야별로 자세한 내용을 되짚어 봤다.

■10년 전보다 가정 교육비 부담 1인당 1,891만원 줄어=10년 전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었다면 매년 100만원 넘게 급식비를 내야 했다. 중·고교 신입생이 사야 하는 교복비 30만원도 온전히 가정의 부담이었고, 고등학생은 매년 최대 95만원가량의 수업료도 내야 했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사라진, 말 그대로 '무상교육'의 시대다.

뿐만 아니다. 요즘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준비물 사 오라는 이야기를 딱히 들을 일이 없다. 학교에서 학생 1인당 5만원의 학습준비물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자녀와 늦둥이 초등학생을 함께 키우는 학부모 권미애(춘천)씨는 “요즘 초등학교는 찰흙, 스케치북 같은 미술 시간 도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학습준비물을 학교에서 제공한다”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교육비 들 일이 없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초·중·고 12년간 가정에서 부담하는 공교육비는 10년 전에 비해 최대 1,891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민 교육감이 임기 초 무상교육 드라이브를 펼칠 때 당시 도의회는 '교육재정 파탄'이라는 논리로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런 비난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강원도교육청은 2019년 모든 지방채를 상환하고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고교 평준화로 초·중 시험 부담 줄고 토론·수행평가 등 확산=민 교육감의 또 다른 최대 업적은 춘천·원주·강릉지역 고교평준화다. 권대동 도교육청 대변인은 10년 전 강원교육을 “교복 색깔로 차별받던 시절”이라고 기억한다. 소위 '공부 못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어른들 시선 때문에 교복 입고 다니길 꺼려 할 정도였고, 초등학교부터 고입 준비를 위한 소모적 경쟁이 일상화된 시절이었다.

오랜 진통 끝에 2013년 춘천·원주·강릉지역에 무작위 추첨 방식의 고교평준화가 시작됐고, 지난해부터는 선 지원 후 추첨제가 시행됐다. 그 사이 초·중학교 교실에서는 10년 전처럼 지역 명문고를 가기 위한 극한의 경쟁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경쟁의 공백을 메운 것은 학생 참여수업과 과정형 평가다. 마침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한 자유학기제(중1 기간동안 내신 산출 없이 학생 참여 수업을 강화한 제도)가 마중물이 됐다. 자녀가 대룡중에 다니는 서형주 학부모는 “아이가 역사 시간에 삼국시대에 대해 배우고 그 의의와 한계까지 정리해 나가는 과정을 보며 놀랐다”며 “예전의 역사 과목은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외우는 게 다였는데, 요즘 수업은 토론과 글쓰기 등의 수행평가로 이어져 아이가 폭넓고 깊게 공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학생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스스로 탐구하는 게 바로 강원교육의 본질이다.

■권위주의 사라지고 수평적 문화 자리 잡아=도교육청 권명월 서기관은 10년 전과 달라진 교육청 문화에 대해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다. “2018년에 다른 지역 교육청과 함께 국정감사를 받던 때의 일이다. 교육감들이 입장하자 다른 교육청 공무원들이 우르르 기립하는데, 강원도교육청 직원들만 한 명도 일어서지 않는 풍경이 연출됐다”며 “우리 교육청 조직문화가 많이 바뀌긴 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민 교육감을 이해하는 열쇳말 중 하나는 '소탈'이다. 손님이 오면 커피도 직접 따라주고, 회의에서도 자신에 대한 불필요한 의전을 없앨 것을 지시했다. 교육감에 대한 의전이 없는데 하물며 국장이나 과장, 교장에 대한 의전이 자리 잡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권 서기관은 “민 교육감의 수평적 리더십이 세대 변화와 맞물리면서 보수적이던 교육계 문화가 급격하게 바뀌었다”며 “학교 현장에도 일방적 소통과 권위주의가 많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고 말했다.

■강원교육 향후 10년의 과제 모색할 때, 학령인구 감소를 학교자치와 수업성장으로 돌파=모두를 위한 교육 10주년을 맞아 도교육청은 백서 발간 등 성과를 갈무리하는 작업과 함께 향후 과제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장주열 도교육청 기획조정관은 “민병희 교육감 재임 기간 무상교육과 고교평준화 등 제도적 성과는 완성됐다. 강원교육의 향후 목표는 학교자치와 수업성장”이라고 평가했다.

도시와 농촌 등 상이한 지역 조건에 걸맞은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 충분한 권한과 예산을 주고 교육청 기능은 '지시'가 아닌 '학교 지원' 중심으로 재조직하는 것이 '학교자치'다. 또한 천차만별인 학생들 개개인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사들의 수업 역량을 높이는 것이 '수업성장'의 개념이다.

민 교육감은 최근 강원교육 최대 현안으로 대두된 학령인구 급감이 오히려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육의 질 향상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역발상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가 각종 업무 부담에서 해방되고, 적정 규모 학급 안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현재를 전문가답게 진단하며, 저마다 탁월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책임성을 발휘하는 교육을 상상할 때가 됐다”고 한다. 이는 지난 10년의 성과가 있기에 가능한 민 교육감의 상상이다.

장현정기자 hyu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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