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친구들! 봄이 되면 기온이 올라 우리 친구들만큼 예쁜 꽃들이 피어나고 나무가 푸르러 지는데요, 그걸 시샘하는지 종종 꽃샘추위가 찾아오기도 하고 바람도 남서쪽에서 불었다가 북동쪽에서 부는 등 몹시 변덕스러워요. 또한 공기가 건조해 산불이 나기도 합니다. 특히 강원도는 봄철에 부는 바람 때문에 산불을 더욱 조심해야 해요. 그래서 오늘은 봄철 강원도에 부는 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여러분 ‘푄(fohn)’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푄’이라는 말은 원래 스위스 알프스산맥을 넘어 불어오는 바람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이 바람이 무척 건조해서 이곳 사람들은 푄이 불면 집 안에 머물며 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푄 현상이란, 바람이 높은 산을 넘을 때 따뜻하고 건조하게 변하는 것을 뜻합니다(고온건조).
스위스에 알프스산맥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높고 험준한 태백산맥이 있죠. 특히 여러분이 사는 강원도는 태백산맥을 중추로 하여 일종의 ‘푄’ 현상이 일어나는데,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는 지역이 다르며 부르는 이름도 다르답니다. (사진2)
태백산맥의 서쪽인 영서는 경사가 완만하고 대하천이 발달해 있으며 동쪽인 영동은 경사가 급하고 해안을 끼고 있어요. 이처럼 두 지역은 같은 강원도라 할지라도 지형이 달라 날씨 또한 다르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예로 해양성기후로 기온이 높은 강릉은 평균 3월 24일 즈음 벚꽃이 발아하는 반면, 대륙성기후로 기온이 낮은 춘천은 4월이 돼서야 벚꽃이 발아한답니다!
바람도 마찬가지예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봄철엔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이 자주 변합니다. 우리나라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태백산맥을 넘으면 영서지역에 고온건조한 바람이 부는데 이 바람의 이름은 ‘높새바람’이예요. 반대로 우리나라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태백산맥을 넘으면 영동지역에 고온건조한 바람이 부는데 주로 ‘양’양과 ‘간’성 사이로 강하게 불어 ‘양간지풍’이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사진3)
여기서 잠깐! 바람은 공기의 움직임이라는 걸 잘 기억해야 해요. 공기(바람)가 커다란 태백산맥을 만나면 갈 곳이 없어 산을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여러분, 산 정상이나 건물 옥상에 올라갔을 때 주변 온도가 낮아졌다는 걸 느낀 적 있죠? 이처럼 공기가 산을 타고 높이 오르면서 차가워지고 서늘한 아침 풀잎에 이슬이 맺히듯 물방울을 뿜어냅니다. 이 현상이 바로 ‘비’예요. 산을 오르며 비나 구름을 만들고 물기가 쭉 빠져 건조해진 공기가 산 정상에 도착하면 다시 산을 타고 내려오는데, 산 정상보다 따뜻한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따뜻해집니다. 이때 부는 바람이 바로 영서의 ‘높새바람’과 영동의 ‘양간지풍’이며 일종의 ‘푄 현상’이랍니다. 특히 영동은 태백산맥의 경사가 급해서 바람(양간지풍)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강해요. 여러분이 스케이트를 타고 경사면을 내려올 때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요.
지난 2019년 4월 4일부터 6일까지 강원도 고성과 속초, 간성 일대에서 심각한 대형 산불이 났는데요, 당시 고성-양양-강릉 일대에서 풍속이 매우 강했으며 특히 고성 일대에서는 시속 90km 이상, 즉 태풍보다도 강한 돌풍이 몰아쳤습니다. 가뜩이나 건조한 봄철 산에 불이 날 경우 높새바람이나 양간지풍이 불게 되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굉장히 오랜 기간 넓은 지역까지 불이 번져 진화가 어려워 피해가 크니 항상 불이 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해요.
강원지방기상청에서는 국립기상과학원과 함께 양간지풍으로 인한 대형산불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78종류의 720대에 달하는 다양한 기상관측 장비를 동원해 여러 가지 기상요소를 동시에 관측하고 분석하는 등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 친구들이 사는 강원도는 산지가 많아 봄이면 알록달록 예쁜 꽃과 푸른 숲으로 장관을 이루는데요, 그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만큼 산불의 위험도 유의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김윤정 주무관 (강원지방기상청 춘천기상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