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문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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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문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 박준희
  • 승인 2017.11.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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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관련한 신문기사로 3년간 진로포트폴리오 작성해
미디어 기사 수동적 흡수보다 정독해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NIE(신문활용교육) 선도학교였던 필자의 모교는 학생들이 신문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학교 예산으로 중앙지와 지방지를 구독해 누구든 쉽게 신문을 접하게 했으니 말이다.
매주 월요일 1교시를 NIE시간으로 만들어 기사를 스크랩한 뒤 글쓴이의 주장을 요약하고 나의 의견을 쓰는 활동도 꾸준히 장려했다.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는 교실 한쪽에 큰 스케치북을 걸어 놓고 각자 인상 깊게 읽은 기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수능을 앞둔 우리에게도 어떻게든 신문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이 신문을 소화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생활의 팁을 모으는 학생도 있었고, 사설만을 스크랩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때 매일같이 신문 사설을 필사했던 친구는 지금 기자의 꿈을 꾸며 학업에 열중이다. 미디어리터러시는 ‘시민’의 ‘교양’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은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사회 내에서 책임을 다한다. 사회의 발전을 위해 쓴소리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대중’과 의미가 다르다. 미디어를 수동적으로 흡수할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내보낸 기사를 정독하고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든 뒤 자신의 의견을 덧붙일 수 있는 능력, ‘미디어리터러시’는 대중에서 시민으로 이행하기 위한 관문이라 생각한다.
한편, ‘교양’은 ‘누구나 알아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만 알아도 되는 것’인 ‘전공’과는 뜻을 달리한다. 필자가 언론동아리를 그렇게 열심히 해놓고 건축 전공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아해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미디어의 ‘수용자’로서 역할을 하므로, 미디어리터러시는 누구나 가져야 하는 능력이다. 미래 언론인이 될 사람에게만 한정된 능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정제된 뉴스에 많이 노출돼야 한다. 인터넷 기사는 시시각각 쏟아지고, TV 뉴스는 하루에 몇 번씩 나온다. 반면 신문은 하루에 한 번만 나온다는 점에서 가장 정제된 매체, 가장 책임 있는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책임 있는 매체가 만든 기사들을 표제부터 본문까지 꼼꼼히 읽어야 한다.
다음으로 신문 혹은 뉴스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사를 쓰기 위해 직접 취재하는 과정에서 ‘팩트체크’를 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고, 기사에 책임을 지는 태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등학교 3년 동안 신문을 읽었다. 진로와 관련한 기사로 진로포트폴리오를 만들며, 신문반에서 동아리신문을 만드는 과정은 내가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지난달 28일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 2017 미디어교육 전국대회 뉴스리터러시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가해 위와 같은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박준희<서울대학교 건축학과 2년(횡성고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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