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돈에 새겨진 위인들의 복장은 당시의 신분을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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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돈에 새겨진 위인들의 복장은 당시의 신분을 나타내
  • 김민정
  • 승인 2017.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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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유생신분 나타낸 복건 1천원권 퇴계 이황
서당의 훈장·양반 쓰는 정자관 5천원권 율곡 이이
왕이 신하들과 일할 때 쓰던 익선관 1만원권 세종대왕
당시 유행한 크고 무거운 가체 쓴 5만원권 신사임당

안녕하세요, 어린이 여러분! 각 지폐(종이돈)마다 다른 위인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지폐에 그려져 있는 위인들은 저마다 다른 옷과 모자를 쓰고 있어요.
옛날에는 신분과 지위에 따라 입을 수 있는 옷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유교 문화가 널리 퍼졌던 조선 시대에는 계층에 따라 여러 가지 옷이 잘 갖춰져 있었어요. 평일·제사일·경축일에 따라 쓰임새와 모양도 달랐답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폐에 그려진 위인들의 옷과 모자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우선 1,000원권에 그려져 있는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의 복장에 대해 먼저 알아볼까요? 퇴계 이황 선생은 성리학을 체계화하여 율곡 이이 선생과 더불어 조선 유학의 큰 기둥이 된 대학자입니다.
1,0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퇴계 선생의 모습을 보면 조선시대 유학을 공부하는 유생들의 신분을 나타내는 복건이라는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검정 헝겊으로 둥글고 삐죽한 모양을 만들고 양옆에 끈을 달아서 뒤로 돌려 매게 되어있는 형태인데요. 복건의 모양이 특이해서 널리 퍼지지는 않고 몇몇 유생들만 썼다고 합니다. 돌잔치 때 남자 아이들이 쓰는 모자가 바로 복건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퇴계 선생이 입고 있는 옷은 ‘심의’라는 옷이에요.
심의는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한가롭게 사는 선비들이 즐겨 입었다고 하는데요. 흰색 천으로 만들고 옷 가장자리에 검정 비단으로 선을 둘러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5,000원권에 그려진 율곡 이이(1536∼1584) 선생의 복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율곡 선생이 쓰고 있는 삐죽삐죽한 모자는 정자관이라는 모자예요. 정자관은 서당의 훈장들이나 양반들이 집에서 즐겨 쓰던 모자라고 합니다. 예의를 중요시했던 양반들은 일상생활에서도 갓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야 했어요. 그래서 갓보다 쓰고 벗기 편한 정자관이 만들어졌다고 해요. 정자관은 보통 말의 갈기나 꼬리의 털인 말총으로 만들었답니다.
율곡 선생이 입고 있는 옷은 조선시대의 높은 계층인 사대부들이 평상시에 입는 옷인 ‘대창의’라고 합니다. 소매가 넓고 뒤와 옆에 트임이 있는 옷이에요. 10,000원권에 그려진 사람은 누구인지 어린이 여러분도 다 알고 있지요?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1397∼1450)입니다. 10,000원권에 그려진 세종대왕은 익선관이라는 모자를 쓰고 있어요.
익선관은 조선시대에 왕이 신하들과 일을 할 때 주로 썼던 모자로, 뒤쪽에 두 개의 뿔이 날개처럼 솟아 있어 한자로 날개 익(翼) 자가 들어간 익선관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이 입고 있는 옷은 곤룡포라고 하는데요. 곤룡포는 왕이 나랏일을 볼 때나 행사를 치를 때 입는 두루마기 모양의 옷입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용포라고도 해요. 곤룡포는 조선 초기에는 주로 붉은색이었다가 점차 황금색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50,000원권에 그려진 위인은 5,000원권의 주인공인 율곡 이이 선생의 어머니이자 뛰어난 예술가인 신사임당(1504∼1551)입니다. 다른 위인들과 달리 신사임당은 모자를 쓰지 않은 대신 머리에 당시 유행했던 크고 무거운 가체를 쓰고 있어요.
신사임당이 살았던 16세기 여성의 옷은 저고리춤이 길고 소맷자락이 널찍했다고 합니다. 50,000원권을 만들 때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당시의 머리 모양과 옷을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하네요.
이번 시간에는 각 지폐에 그려진 위인들의 복장과 모자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먼 훗날 지폐에는 어떤 위인들이 그려지고, 어떤 복장을 하고 있을까요? 지폐의 모양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까요?
상상력을 발휘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김민정<한국은행 강원본부기획금융팀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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