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욕설 퇴치 중입니다"
상태바
"지금은 욕설 퇴치 중입니다"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1.12.22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현주 춘천 성원초교 교사
쉬는 시간에 잠시 책상 앞에 앉았다.

우리 반 아이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

쿵쾅대는 장난 소리에 섞인 상스러운 말이 자주 들렸다.

왜 우리 아이들은 욕을 하는가? 욕을 쓰는 이유는 뭘까? 욕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 가지 생각이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우리 반 아이들이 욕하는 이유를 살펴보니, 첫째 자신이 하는 말이 욕인지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둘째 욕을 함으로써 자신이 강하다고 느끼거나 왕따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우였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지 못할 때 욕을 함으로써 상대의 기분을 더 상하게 만들어 자신이 더 강함을 보여줄 수 있다고 여긴다.

셋째 욕을 하면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 친구와의 불화 등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욕을 마구 하여 자신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욕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반에서 욕을 퇴출시키기로 했다.

반 아이들에게 이제까지 한 욕설 및 언어적인 폭력이 있다면 종이에 모두 적고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글을 쓰게 했다.

이 다짐이 지켜질 수 있도록 프로젝트 수업을 했다.

먼저 아름다운 언어생활을 실천하기 위해 공익광고 제작에 나섰다.

4명이 한 모둠이 되어서 제작한 아름다운 우리말 사용하기 공익광고의 내용은 ‘나쁜 말 남에게 상처 주는 말들은 쓰레기통에 버리자’, ‘바르고 예쁜 언어를 사용하여 함께 행복해지자’ 등이다.

공익광고를 만들고 다짐을 하였지만 욕설은 여전했다.

욕을 하는 아이들이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욕설의 의미를 알려주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다른 방법 ‘욕설 퇴출운동 토론’을 시작했다.

토론은 찬반으로 나눠 2시간 동안 계속됐다.

아이들은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며 상대를 설득하려고 노력했고, 결국 ‘욕을 하지 말자’라는 쪽이 승리해 욕설 퇴출을 위해 노력해 줄 여러 동지를 얻게 됐다.

최근에는 아침시간을 이용해 ‘왜 욕하면 안 되나요?(김태광 지음)’을 읽어주고 있다.

이 책을 다 읽을 쯤이면 ‘더 많은 아이가 변화될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곧, 사랑하는 나의 제자들의 변화된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