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강원일보

 

 

스물일곱 초희 이승의 미련 접고 하늘나라로
허난설헌(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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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 가족이 함께 읽는 동화
작성자 : 남진원      2017-12-21
아름다운 연꽃 스물일곱 송이
하늘 아래 까마득하네.
초희가 살던 집이네.

빈 방 안의 모습, 초희가 눈을 감고 누웠네.
주위엔 사람들이 없어 쓸쓸하네.

향만 타오르고 있네.
아, 아! 불쌍하다! 불쌍하다!
동생처럼 따르던 미연이 혼자 울고 있네.
연못에 쓸쓸히 핀 연꽃 두 송이 하늘 향해 고개 들고 있네.

꽃상여가 나가네.
요연이 상여 뒤를 따르네.

어디로 갈까?
산으로 가나? 바다로 가나? 하늘로 가나?
아무 대답이 없네.

오오 슬프다. 미연이 부르짖네. 초희 언니가 눈물 흘리지 말라고 했지만 자꾸 눈물이 흘러내리네.
우리 언니 속마음 알아주는 이, 이제 아무도 없네. 땅을 치며 따라가네. 미연이 부르는 구슬픈 노래, 산을 넘고 강을 넘네.

죽어서 살으소서. 어화∼. 어화∼.
영원을 살으소서. 어화∼. 어화∼.
아드님 따님 데리고 행복을 누리소서. 어화∼. 어화∼.
좋은 낭군 새로 만나 기쁨을 누리소서.

구름이 되어 다시 만날까?
바람이 되어 다시 만날까?
천상 세계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리?
‘아! 애석하고나. 애석하고나.’

미연이 시 원고를 불에 태운다.
불이 붙는다. 시가 타오른다. 초희 아기씨 얼굴이 보인다. 활짝 웃음을 머금었다.
시는 불꽃이 되어 꽃처럼 타오른다.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커다란 연꽃이 피어났다.
한 송이 두 송이 세 송이 가운데 연꽃 위에 초희 아기씨 앉아 있다.
둥둥 하늘나라로 떠오른다.

“이제 이승의 미련 깨끗이 접었다. 내 떠나거든 이 많은 시들은 모두 불에 태워다오.”
초희 아기씨 음성이 떠돈다. 자꾸 비처럼 내려온다.
연꽃이 피었네. 스물일곱 송이 아름다운 연꽃! 이제 하늘나라로 둥둥 떠가는구나.
아름답게 떠가는구나!
남진원<강원아동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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